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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가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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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선물 받은 털가죽이었지만,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언젠가 가죽을 벗기로 하고 몸을 매만졌을 때 곰돌이는 무척이나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단추·지퍼는 물론이고 어디 틈 하나 없는 것이다. 벗고 싶은데 벗을 수가 없다니.. 오랜 고민하던 끝에 일단은 털가죽 같은 웃을 지어 입기로 하였다. 그가 생각한 디자인은 입고 있는 털가죽과는 전혀 다른 모양새의 옷이다. 가령 털가죽의 털이 앞쪽으로 나있는 부분이라면 털옷에선 뒤쪽에 나있도록, 털이 짙게 보이는 부분에선 옅게.. 이런 식으로 달리했다. 그렇게 거울 속 곰과 함께 겨우네 옷을 짰다.

하지만 진짜 같이 보이는 털옷이라도 단지 걸친 것일 뿐. 그가 털가죽 위로 옷을 입고 지내기를 몇 십년째 반복한 가운데 어찌된 일일지 털옷이 점점 털가죽을 닮아갔다. 참으로 희한할 노릇이다. 끝내 털옷이 털가죽 같아지자 곰돌이는 매우 의기소침해졌다.

세상이 바뀌어 또, 겨울이다. 털가죽 같아진 털옷을 벗어버리고 그 때 처럼 다시 거울 앞에 선다. 그리곤 거울 앞에 앉아 옷을 짜기 시작했다. 무엇이 문제일까 생각해보면 옷에 너무 집착한 듯 싶었다. 옷은 단지 가죽 위로 둘러질 뿐이며, 털가죽을 벗기 위해선 털옷 부터 벗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털옷이 털가죽 같아질 때까지 벗을 줄을 몰랐던 것이다.

이제 새롭게 옷을 지어 입은 곰돌이는 전과는 조금 달리 움직여 본다. 빨랐던 말은 천천히, 종종 쭈그려 앉던 것에서 무릎을 꿇기로 하고,, 그리고.. 조금은 천천히 걷기로 하였다. 한 번의 실패를 뒤로 하고 새롭게 만든 옷은 결코 털가죽 처럼 되지 않도록 외계곰 컨셉으로 털을 다 뽑고, 전신 타이즈에 하얗게 표백처리하였다. 그리고 가슴 부근에 은박지로 네모 낳게 하여 붙여 보았다. 다음 날 아침 옷을 입고 밖으로 나오자 웃고 있는 해가 보였다. 즐거운 기분 가운데 그를 신기한 듯 보는 어린 곰들을 향해 천천히 인사를 하며 말했다. "여러분 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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